
에우렐의 봄은 바쁘다. 원래도 바쁘던 봄이었지만 이번의 봄은 더욱더 특별하고 바쁘다. 마을 한가운데에 솟아오른 커다란 나무가 분홍빛으로 물들고, 엘프들의 뺨도, 귀도 같은 빛으로 물든다. 메르세데스 님! 조그만 엘프들이 에우렐 안의 가장 예쁜 꽃들로 엮은 화관을 들고 총총 뛰어온다. 굳은 표정이었던 엘프의 왕의 표정이 풀어진다.
“ 그래, 이런 아름다운 것을 왜 짐에게 가지고 왔느냐? ”
킥킥 웃던 어린 엘프들이 저들의 왕에게 화관을 쥐여준다.
“ 내일 프리드 님께 드리세요! 프리드 님이 예쁘다고 하셨던 꽃들이에요. ”
왕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 *
에우렐의 특별한 아침이 밝았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엘프들과 엘프들의 머리 위를 빙빙 돌며 나는 오닉스 드래곤들. 어린 오닉스들은 하늘에서 흩날리는 분홍색 꽃잎을 잡으려 애를 쓰고 있었다. 마을의 가장 큰 나무 아래에는 프리드의 계약자, 오닉스 드래곤들의 왕 아프리엔이 자리 잡고 있었다.
“ 이렇게 큰 나무인데도 너한텐 그렇게 커 보이지 않네. ”
나무의 기둥을 훑던 프리드의 손이 아프리엔의 앞에서 멈췄다.
“ 조금 후에 네 얼굴을 보면 울 거 같아. ”
짧게 자른 단발머리를 손가락으로 베베 꼰다. 아프리엔이 크게 숨소리를 내었다. 아프리엔은 가만히 프리드를 쳐다볼 뿐이었다.
“ 거 봐, 나 벌써부터 울 거 같아. ”
“ 자네의 파트너가 아버지가 되는 순간인가? ”
프리드가 푸스스 웃었다. 네가 내 아버지라니. 이상하잖아. 아프리엔의 콧잔등에 가만히 이마를 대는 프리드였다.
* * *
기분 좋은 햇살을 가득 받으며 시작한 엘프의 왕과 대마법사의 결혼식은 에우렐의 엘프들과 오닉스 드래곤들의 기분을 간질간질하게 만들었다. 땅에는 초록 풀을 밟고 서 있는 엘프들의 축하가, 하늘에는 에우렐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오닉스 드래곤들의 축하가 넘쳐났다. 붉은 로브를 입은 프리드가 메르세데스의 앞에 선다. 프리드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던 메르세데스가 그녀의 머리에 화관을 씌워준다. 프리드의 입가에 미소가 번져간다.
“ 그대에게 나의 평생을 약속하지. ”
메르세데스의 손이 프리드의 볼을 감쌌다. 프리드는 제 손을 메르세데스의 손에 겹쳐 올렸다.
